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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야기

넥슨 매각이 게임 규제 때문일까?

by DWS. 2019.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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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부터 넥슨 매각설이 언론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넥슨이 매각한다고 하니 넥슨 계열사인 넥슨지니, 넷게임즈 등 넥슨 계열사의 주식이 반등하기도 했다. 넥슨 김정주 회장은 왜 신년부터 넥슨을 매각할려고 내놓았을까?


 우선 넥슨은 자회사와 관계사 구조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최상위에 NXC라는 회사가 있는데 개인 투자자와 김정주 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김정주 회장이 보유하고 있어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이 NXC라는 회사는 다시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닛케이)에 상장한 넥슨 주식을 55% 보유하고 있다. 원래 넥슨재팬이었던 이 회사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넥슨재팬에서 넥슨으로 격상했다. 반면 한국에 있던 넥슨은 넥슨코리아로 바뀌면서 한국지사가 되었다.


 그 외 넥슨네트웍스(GM, 고객센터, QA 등), 넥슨GT(넥슨레드, 엔도어즈 포함), 넥슨커뮤니케이션즈, 띵소프트, 넷게임즈, 네오플 등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여기서 김정주 회장이 넥슨을 판다는 정확한 의미는 바로 최상위에 있는 NXC 회사의 지분 98.64%를 매각한다는 의미다. 김정주 회장은 67,49%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부인 유정현씨가 29.43%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 둘을 모두 합친 지분을 매각하려고 한다.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 서비스 회사 중 하나인 넥슨홈페이지


 넥슨측에서도 언론 보도를 통해 NXC의 넥슨 지분 매각을 알았을 정도로 김정주 회장이 넥슨을 매각한다는 이야기는 본인과 가족, 그리고 매각 주관사 외에는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만약 이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면 김정주 회장은 약 10조 원 이상의 현금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NXC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넥슨이 가장 크지만 그 외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여러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게임 판호 허가 규제로 미래가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나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는 잘나가고 있다. 다만 신작 모바일게임들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여 넷마블이나 NC소프트에 밀리는 추세다. 그럼에도 꾸준히 신작을 개발하고 있을 정도로 여력이 있다.


 갑자기 이렇게 넥슨 모회사인 NXC를 매각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진 않았다. 김정주 회장 본인이 인터뷰나 발표를 통해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추측성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셧다운제나 모바일 게임 과금 제한(아직 시행되지 않음)에 대한 불안으로 매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언론들 기사는 솔직히 틀렸다고 확신할 수 있다. 오히려 현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언론이 넥슨 매각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게임업계에서 일했거나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국내 게임 규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넥슨 같은 대기업에서는 타격이 거의 없다. 


 오히려 나는 넥슨이 스스로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작 게임들의 성적이 저조한 이유는 넥슨이 제대로 못 만들었거나 게임 개발사들에 대한 투자가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넥슨에서 나온 대부분 신작 모바일게임들은 자체 개발도 있고 투자를 통해 퍼블리싱한 게임들도 있다. 


 그러나 게임의 퀄리티는 넷마블, NC소프트와 비교해서 뒤쳐진다. 넷마블이 NC소프트와 협력하여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도약했고 최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으로 다시 도약 중이다. 하지만 넷마블은 NC소프트의 리니지 IP가 없었더라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NC소트도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다. 과거 3N과 다른 현재 3N들 NC소프트, 넷마블, 넥슨의 성적을 비교하면 넥슨은 다수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너무 저조하다. 3N보다는 작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펄어비스 보다 넥슨이 밀리는 실정이다.

 즉 간단하게 말하면 넥슨이 게임을 잘 못만들고 서비스가 다른 회사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과 출시 예정 게임


 둘째 김정주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고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약 4억 2500만 원 정도의 넥슨 비상장 주식을 양도하였다. 당시 주식을 공짜로 양도하면서 검사장인 친구에게 뇌물로 준 것이 아니냐는 논란 때문에 김정주 회장은 재판장에 서게 되었다.

 2년 간 법정 다툼을 했지만 결론은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다. 판결이 나왔을 때 누가 봐도 뇌물로 준 것이라는 여론이 많았지만 사법부에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김정주 회장 입장에서는 다행히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2년 동안 법정 다툼을 하면서 심신이 지쳤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제 게임 업계를 떠나 잠시 휴식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생활을 즐기고 싶은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게임 업계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서 그럴 수도 있다. 



 셋째 중국의 게임 규제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넥슨의 신작들이 망하고 대표작이라고는 넥슨 산하에 있는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있다. 넥슨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게임인 던파는 대부분의 수익을 중국에서 얻고 있다. 거의 90% 이상에 육박하는 던파 수익은 중국 시장이 문을 닫게 되면 넥슨에게는 엄청 큰 타격이다.


 메이플스토리나 피파온라인4가 매출이 높기는 하지만 대부분 국내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그런 게임들도 매출은 크게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모바일게임들 조차 던파만큼 대박난 게임들도 없기 때문에 넥슨에서는 새로운 수익 창출이 절실하다.


 그런 상황에서 얼마전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이미 2016년에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하면서 중국 정부는 한국 회사들에게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게임 규제도 포함되었는데 새로운 게임에 대한 출시를 중국 정부에서 이런 저런 핑계로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국 정부가 이제는 게임 도덕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모든 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 모든 게임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서비스를 종료해야 된다. 실제로 일본 스퀘어에닉스에서 개발한 MMORPG 파이널판타지14는 중국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때문에 출시 전 바로 철수했다.


 게다가 얼마전에는 찌라시로 중국 게임 도덕위원회에서 작성한 리스트가 있다며 20여개 게임들이 수정을 하지 않으면 강제 서비스 종료를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리스트에는 중국 게임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 모두 골고루 섞여 있었는데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도 당연히 포함되었다. 대부분의 인기 게임들은 모두 들어가 있었는데 다행히 서비스 종료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넥슨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규제가 넥슨 코앞에서 칼을 들이대는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에서는 국내 게임 규제로 모바일 결제 한도 제한, 셧다운제(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 이용 제한) 확대, 게임에서 판매 중인 확률형 아이템(가챠, 랜덤박스)의 규제만 거론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에 비하면 우리 나라 정부의 게임 규제는 새발의 피다. 물론 우리 나라 정부의 규제가 모두 잘한 것은 아니다. 셧다운제는 솔직히 폐지해도 상관없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바일 결제 한도 제한이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으면 사행성 도박 게임과 다르지 않고 사회적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종합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면 결국 국내 규제 보다는 김정주 회장의 개인 문제와 중국 정부의 규제 때문에 넥슨의 미래가 불투명하여 모회사인 NXC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 10조 이상하는 이번 매각이 성사된다면 국내 최대 인수합병(M&A)가 될 것이라고 한다. 과거 2015년에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게 7조 2000억원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향기기 업체인 미국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가 삼성에게 9조 2727억에 인수된 적이 있었다.


 인수되더라도 기존 게임 서비스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NC소프트나 넷마블 같은 게임회사에서 인수한다면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들을 통합하거나 이관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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